탄생 배경과 역사
오늘의 주인공은 귀족들의 무릎 담당 비숑 프리제이다. 역사적으로 스페인, 프랑스, 영국 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오던 품종이다. 두 번의 멸종 위기가 찾아왔지만 특유의 외모와 지능, 성격만으로 이겨냈을 만큼 사랑스러운 품종이다. 비숑 프리제의 프리제는 불어로 곱슬거린다는 뜻이다. 즉, 비숑 프리제는 곱슬머리의 비숑이라는 뜻이다. 이 비숑프리제가 과거에는 비숑 테네리페라고 불렸다. 테네리페는 스페인 카나리제도에 있는 섬의 이름이다. 비숑프리제의 조상쯤 되는 바르비숑 품종이 원래 스페인의 카나리 제도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바르비 션 품종에서 갈라져 나온 현대의 강이지 품종이 네 가지나 되는데 각각 볼로네즈, 하바네즈, 몰티즈, 그리고 비숑 프리제이다. 실제로도 이 네 가지 품종은 생김새가 어느 정도 유사한 편이다. 비숑 프리제는 줄여서 비숑으로 부르기도 한다. 비숑은 13세기부터 유럽의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의 귀족들에게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귀족과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항상 귀족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는데, 안타깝게도 1789년 프랑스혁명에 의해서 비숑을 애지중지하던 귀족들이 모두 처형되고 만다. 주인을 잃은 비숑들은 길거리에서 방황을 하기도 하고 많이 죽기도 하였다. 그나마 운이 좋은 비숑들은 길거리 예술가들에 의해서 입양되고 그들의 장단에 맞추어 애교와 묘기를 부리며 연명하게 되었다. 사실 이렇게 귀엽고 노는 걸 좋아하는 품종이 쇼 비즈니스에서 각광받는 건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다. 어쨌든 20세기에 와서도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오는데, 제1차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전쟁통에 쇼 비즈니스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견주들도 전쟁에 차출되어 갔기 때문에 비숑들은 다시 한번 길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다행히도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온 몇몇 애견가들이 비숑들을 길거리에서 건져내고 운 좋게 이 힘든 시기를 또 생존하게 된다. 이후 1933년에는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 곱슬머리의 비숑 프리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비숑은 미국 캔델 클럽의 1971년도에 등록이 되었고, 이후 꾸준하게 50위 이내의 인기도를 유지하고 있다.
성격 및 활동량
비숑은 성격이 굉장히 밝고 호기심이 많다. 그리고 굉장히 사회적이기도 해서 다른 사람들이나 동물들과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아이들이 있는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 오히려 비숑은 너무 사회적이라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분리불안증이 굉장히 쉽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파괴적인 행동이나 똥오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분리불안증은 적절히 대처해 주는 게 좋다. 항상 주변을 잘 살피는 호기심 때문에 경비견으로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꽤나 자주 짖을 수 있기 때문에 원치 않을 땐 짖지 않도록 교육을 시켜줘야 한다. 에너지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서 힘을 빼주지 않으면 집 안에서 뛰어다니는 걸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비숑은 스테니 코렌 교수의 저서에 따르면 지능 순위가 45위이다. 45위면 너무 낮은 거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대충 중위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순위가 낮은 게 머리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머리가 더 좋은 품종들이 많다는 뜻이다. 키우는 사람들은 머리가 좋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틀린 말은 아닌 게 실제로도 도그쇼에 자주 나오기도 한다. 비숑은 보호자와 노는 걸 엄청 좋아한다. 산책을 자주 시켜주기 힘든 상황이라면 자주 놀아주는 걸로 운동량을 풀어가도 괜찮다. 놀면서 오비 디언스 교육도 시키고 요기도 알려주고 그렇게 지속적으로 교감을 하길 바란다.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다.
건강과 관리
비숑은 체고가 24~29cm 사이이고 체중은 5~8kg까지 나간다. 수명은 14~1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비숑의 털은 굉장히 특별하다. 이중모에 항상 흰색이고 곱슬곱슬하다. 속 털은 안쪽을 부드럽게 깔아주고 겉 털은 튼튼한 볼륨감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특유의 구름 같은 외모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털을 만지면 부드러우면서도 뽀송뽀송하다. 여기에서 비숑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나타나는데 푸들과 마찬가지로 털 날림이 굉장히 적다는 점이다. 사실상 바닥에 굴러다니는 털들은 없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오해를 하면 안 되는 게 털 날림이 적은 것과 털이 빠지지 않는다는 게 동의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털이 날리진 않지만 털은 빠진다. 빠진 털이 살아있는 털 사이에 엉겨 붙어서 잘 날리지 않는다. 그래서 털이 날리지 않는다고 빗질을 안 해주면 곱슬 털들이 서로 엉겨 붙어서 가위로 잘라내야 할 수도 있다. 심하면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어 털이 안 날리는 품종들은 빗질을 잘해줘야 한다. 비숑을 입양할 생각이라면 빗질을 자주 해줘야 한다는 점 잊지 않길 바란다. 귀 안에서도 털이 자라는데 털이 수분과 세균 곰팡이를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귀털 관리도 꾸준히 해줘야 한다. 눈 근처 특히 눈물 자국이 잘 생기는 부위도 털을 짧게 다듬어 주는 게 좋다. 여기도 눈물 때문에 세균이 득실득실한데 털이 길면 길수록 냄새도 심해지고 피부도 짓무르게 된다. 목욕은 일반적으로 월에 한 번은 꼭 해주는 게 좋고 더러워 보일 때마다 해주면 된다. 곱슬인 데다가 흰색 털이기 때문에 더러워 보이는 게 털에 그대로 나타난다. 목욕에 앞서서 꼭 해줘야하 하는 게 앞에서 말한 빗질이다. 빗질을 하지 않고 목욕을 하게 되면 엉킨 부분들이 더 강하게 조여서 빗질로 풀기가 힘들어진다. 빗으로 엉킨 털들을 모두 제거한 뒤에 목욕을 시켜주고 잘 말린 뒤에 다시 빗질을 해주길 바란다. 이렇게 비숑의 털은 집에서 관리하려면 손이 굉장히 많이 가게 된다. 그래서 여유가 되면 보호자들은 미용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비숑은 건강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품종들과 마찬가지로 유의해야 할 질환들이 몇 가지 있다. 피부 질환, 고관절, 이형성증, 슬개골 탈구, 요로 결석 등이 있다. 비숑이 어딘가를 많이 긁거나 걷는데 절뚝거리거나 소변을 보는 데 문제가 발생한다면 동물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는 게 좋겠다. 멸종위기를 두 번이나 넘길 정도로 외모, 지능, 성격이 훌륭하며 털도 잘 안 날리기 때문에 털에 민감한 보호자들은 큰 혜택을 볼 수 있겠다. 다만 그런 털 때문에 굉장히 관리가 많이 필요한 품종이고 외향적인 성격이라서 집을 오래 비우면 굉장히 쉽게 분리불안증이 발생할 수 있는 품종이기도 하니 이런 부분들을 꼭 이해하고 입양을 결정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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